4차 산업혁명과 교회의 미래
2019-08-27 오전 9:57:00 성결신문 기자
오세준 목사 [새누리교회]
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자주 듣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P)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의장이 4차 산업혁명을 처음 주창했다. 슈밥은 2016년 1월에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글로벌 의제로 삼았다. 그리고 슈밥 의장의 저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이 그해 4월에 출간되었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는 인공지능, 빅 데이터, 로봇, 사물인터넷, 3D프린팅, 무인운송, 바이오 기술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융합되어 있다. 특히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람이 하는 역할을 로봇이 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때문에 사람보다 더 친절한 로봇을 예배 안내위원으로 세울 가능성도 있다. 그 외에도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수많은 변화들이 교회 안에 들어올 것이다. 그런데 현재 변화의 흐름을 보면 교회의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이 사람의 의식과 가치관을 기계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계적으로 바뀐다는 말은 편리성에 익숙해진다는 의미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계가 로봇이다. 이런 로봇은 사람의 편리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편리함이 신앙생활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신앙생활은 인간을 편리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불편함을 준다는 말이 적절하고 옳은 표현이다. 신앙생활은 교회 공동체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교회는 단순한 조직체가 아니라 주님의 몸을 이루는 지체들의 모임이다. 한 몸, 한 지체로 가족 공동체이다. 그래서 이 공동체를 떠나서는 안 될 뿐더러 지체로서 서로의 희생과 헌신이 요구된다.
여기에 부응하려면 공동체에서 부대끼며 관계형성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생활을 불편하게 여긴다. 왜 공동체에서의 관계형성을 불편하게 여길까? 기계화된 편리한 삶으로 인해 이기적인 생활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공동체에서의 관계 형성이 그렇게 불편하지만은 않았다. 혼자서 농사를 지을 수 없고 서로 도와야 했기에 자연스럽게 함께 하는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여기에 익숙해져 살았다.
그런데 갈수록 자동화가 되면서 홀로 해도 되는 일이 많아졌다. 4차 산업혁명은 이런 현상을 가속화 내지는 심화시킬 것이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혼족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홀로 하는 것에 익숙하면 상대적으로 함께 하는 것이 불편하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공동체 생활을 불편해한다.
디지털 세대로 한 가구 한 자녀 세대를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이들은 태생적으로 개인주의에 익숙하게 만드는 환경에서 성장한다. 풍요로운 세대라서 내 것과 네 것의 경계선이 분명하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했던 과거에는 함께 쓰는 공동의 것이 대부분이었다. 방도 식구가 함께 쓰는 공동의 방이었지 개인의 방이 없었다. 전화도 거실에 한대가 전부라서 가족이 공동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지금은 한 자녀 시대라서 아기 때부터 독방이 배정된다. 전화도 식구마다 한대씩 가지고 있다. 가족이라도 네 것, 내 것의 경계선이 확실하다.
이제는 모든 생활에서 개인화 되고 있다. 이런 삶의 문화가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도 많지만, 더불어 함께하는 삶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지금의 세대는 이런 점에서 공동체성이 약하다. 따라서 공동체에서 어울리며 쪼들리는 것을 무척이나 부담스러워한다.
극도의 개인주의로 인해 공동체성이 무너지고 있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여 교회가 준비할 것은 교회 공동체성의 회복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놀고, 먹도록 해야 한다.
한 자녀 시대를 맞이하여 자녀에게 공동체성을 키워줄 수 있는 영적 환경을 만들어 주고, 친형제이상으로 관계를 맺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부모가 먼저 보여주며 교회 공동체성이 몸에 배도록 자녀를 훈련해야 한다.
그러면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도래해도 교회의 미래는 든든해질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교회의 미래는 공동체성 회복에 있다.
기자 : 성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