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자식 만드는 목회자들
2022년 7월호
"온전한 십일조를 하고 주일성수를 해야 복을 받는다는 논리는 십일조와 주일성수를 율법화한 전형적인 율법주의다."
예수님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셨다. “화있을 진저”라고 하시면서 호된 책망을 하셨다. 이들이 천국의 문을 막고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 에서이다. 이들이 교인 한 사람을 얻기 위해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지만, 교인이 생기면 배나 더 지옥 자식이 되게 한다며 가슴이 서늘한 말씀을 하셨다(마23:13~15).
그러나 막상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사람들을 천국으로 인도한다고 믿었다. 자신들은 교인을 결코 지옥 가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지점에 예수님의 생각과 서기관들 바리새인들의 생각에 심각한 괴리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만의 문제로 끝난 것일까? 기독교 2천 년 역사에 줄곧 있었고, 오늘의 한국교회에서도 볼 수 있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율법에 능통한 자들로 사람들을 천국으로 인도해야 한다. 하지만 왜 예수님은 천국에 들어가려는 자들을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셨을까? 이들이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나쁜 짓을 많이 했기 때문일까? 회칠한 무덤이라고 예수님께 책망받은 일처럼 위선적이기 때문일까? 혹 그렇다고 해도 왜 천국에 들어가려는 자들도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구약 성경(율법)에서 복음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요5:39)라고 하신 말씀에 답이 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당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의 문제점을 보게 한다. 이들은 율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지만, 율법이 증언하는 그리스도를 보지 못했다. 그리스도를 보지 못한 것은 복음을 보지 못한 것이다.
구원의 복음에 대해서는 구약의 선지자들도 연구하고 부지런히 살폈다. 그들 속에 계신 그리스도의 영이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깨닫게 했다. 그러므로 이 복음을 증언했다고 베드로 사도가 밝혔다(벧전1:9~11). 그러나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구약 율법에서 복음을 보지 못하여 복음을 전할 수 없었고, 그 대신 율법을 온전히 지켜 행하라면서 율법의 무거운 짐을 지게 했다.
복음이란 율법의 행함이 없어도 하나님의 은혜로 누구나 믿을 때 죄 용서받고 구원받는 것이다. 자격도 안 되고 공로가 전혀 없어도 값없이 믿음으로 천국에 가기에 복음이다. 하지만 율법의 행위로 복 받는다고 말하는 목회자들이 많다. 이러한 주장은 복음이 아니다. 구원받았다는 말은 율법에 대해 죽은 자라는 뜻이기 때문이다(갈2:19). 율법에 대해 죽은 자가 어떻게 율법을 행함으로 복을 받겠는가? 또한 구원은 율법의 저주에서 속량 받은 것이다(갈3:13). 따라서 율법의 저주에서 구원받은 자가 율법을 행함으로 복을 받는다면 논리의 모순이다.
한국교회에서 복 받는 방법을 제시할 때 가장 많은 게 십일조와 주일성수일 것이다. 왜 하필 이 두 가지만 강조하는지 모르지만, 구약에서 복을 받으려면 모든 율법을 다 지켜야 한다고 가르친다(신28장). 온전한 십일조를 하고 주일성수를 해야 복을 받는다는 논리는 십일조와 주일성수를 율법화한 전형적인 율법주의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은 도덕적으로 나쁜 짓을 했기 때문에 못 들어간다는 뜻이 아니다. 율법을 지켜 스스로 의롭게 되려 하기에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다고 했다(롬3:20).이 말씀은 율법을 지켜서는 하나님 앞에 죄 사함받을 사람이 없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천국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안내를 받는 사람들도 구원받을 수 없다는 데 있다. 잘못 안내받아 잘못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도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라고 한 것이다.
많은 한국교회가 그런 것 아닐까? 교회를 양적으로 키우기 위해 전도라는 명분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여기에 얼마나 애를 쓰며 열심을 다 하는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교인 한 사람을 얻기 위하여 열심 내듯이 말이다.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는 열심을 내어 교인의 수를 채워간다. 그렇게 하여 나온 교인을 같은 열심을 내도록 가르치고 훈련한다. 열심히 예배 나오고 헌금 많이 하고 충성하면 복을 받는다고 가르친다. 하늘의 복과 땅의 기름진 복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열심을 낸다. 이런 열심은 복음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성령과도 상관없다. 이렇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구원과 상관없는 교인이 된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지옥 자식을 만드는 것이다. 이 끔찍한 현실을 지켜보는 주님은 얼마나 괴로우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