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구호와 선동으로 생명을 살릴 수 없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왜 예배하는 자리를 애국 운운하면서 정치 집회소로 변질시키는 것일까? 애국을 앞세워 하나님을 자기 영달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위험천만한 일일 수 있다. 적어도 예배인지 정치 집회인지 제발 헷갈리게나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탄핵 정국으로 나라가 보수와 진보로 분열하여 서로의 공방이 살벌하기 그지없다.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애국을 말한다. 서로 상대 진영을 향해 나라를 위기에 빠트린다며 공격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 여야 정치인들의 이전투구는 목불인견이다. 정치인들은 저마다 나라를 위한다고 하지만 이를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입으로는 국가를 위한다고 하지만 사리사욕을 감추려는 포장술에 불과하다는 점을 모르는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 안에서도 애국 운동하는 교계 지도자들과 교인이 많다. 보수 교단 쪽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진보 교단 쪽에도 있다. 한국 교회 안에서도 이 두 세력이 늘 갈등하고 충돌을 일으킨다는 데 문제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어느 진영이든 공감력이 떨어지는 애국 운동을 하는 데 있다. 이들의 애국 운동은 그 진정성에 의문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라를 위한다는 이들의 발언과 행실이 나라를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점은 교회를 해롭게 하는 것이다. 애국 운운하면서 한국 교회를 부정적 이미지로 덧칠하는 목회자들이 있다. 이들은 많은 사람에게 교회를 혐오 집단으로 보이게 만든다. 그래서 청년층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최근 10년 사이 한국 교회 주요 6개 교단 교인 202만 명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다. 이 같은 결과는 공감하기 어려운 애국 운동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성경의 관점으로 보면 교회를 바로 세워가는 길이 참 애국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참 복음을 전파하여 수많은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일을 말한다. 복음을 듣고 구원받은 사람이 많을수록 나라가 바로 세워질 것이다. 명목상 기독교인이 아닌 성령으로 거듭난 기독교인이 많아져야 한다. 정치계의 종교인 중에 여야를 막론하고 기독교인이 가장 많다. 이들만이라도 진짜 기독교인이라면 정치가 이 정도로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나라가 이렇게 어지럽지도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애국 운동의 첫걸음은 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교회를 복음으로 바로 세워가면 참 기독교인이 많아진다. 따라서 애국 운동도 중요하지만, 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은 더 중요하다. 먼저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일이야말로 애국 운동의 첫걸음이다. 아무리 애국의 명분이 그럴듯해도 교회에 해가 된다면 그 진정성의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교회에 피해를 주든 말든 상관없는 애국 운동이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교회를 교회 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교회를 바로 세우는 기본은 복음의 말씀이다. 이 말씀 없이 교회를 세우려고 하면 인간 왕국을 세우게 된다. 인간 왕국이란 하나님은 명분상 왕이시고 실제는 인간이 왕 노릇을 하는 것을 뜻한다. 실상은 인간 왕국인데 하나님이 왕이시라고 곧잘 말한다. 인간 왕국에는 탐심이라는 우상이 하나님 자리에 앉아 있다(골3:5). 탐심이라는 가짜 하나님이 인간을 지배한다. 교회를 앞세워 애국 운동하는 기저에 이 같은 탐심이 깔린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살펴봐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애국 운동으로 교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교회들 강단에서는 복음이 선포되는 게 아니라 정치 구호와 선동이 주를 이룬다. 정치 구호와 선동으로 생명을 살릴 수 없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왜 예배하는 자리를 애국 운운하면서 정치 집회소로 변질시키는 것일까? 내가 이렇게 애국자라는 점을 드러내고 싶은 것일까? 그렇다면 자신의 의를 드러내는 게 아니고 무엇인가? 이것은 자칫 애국을 앞세워 하나님을 자기 영달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위험천만한 일일 수 있다. 애국 운동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예배인지 정치 집회인지 제발 헷갈리게나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 들소리신문 ] “왜 애국 운동으로 주목받는 교회들 강단에서는 복음 선포가 아니라 정치 구호와 선동이 주를 이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