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따로, 삶 따로
한국교회 교인들은 “신앙은 열심인데 삶이 따르지 않는다”라는 말을 왜 듣는가? 신앙 따로 삶 따로는 사실은 거듭나지 못한 사람의 일반적인 성향이다. 그런데 이런 성향이 신학적 오해 때문에 강화 되었을 수 있다. 그것은 “오직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라는 이른바 이신칭의 (以信稱義)교리에 대한 오해이다. 종교개혁자 루터의 이신이칭의가 과연 “믿음 따로, 삶 따로”를 말하고자 했던가? 루터의 「그리스도인의 자유」란 글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도무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은 자유인이다. 그러나 믿음이란 그로 인해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와 하나가 된 사람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사는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사람은 마치 그리스도처럼 선한 행실의 삶을 살게 된다.
이때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을 섬기는 종이 된다. 선행은 믿음에서 필연적으로 우러나온 열매다. 따라서 만일 도덕적으로 선하다고 판단될 수 있는 행위가 뒤따라오지 않는다면 그 믿음은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리스도와 하나 된 믿음이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강영안, “교회 안의 반지성주의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국교회, 개혁의 길을 묻다」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