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문화
나는 임관하기 전 교회 청년부에서 열심히 봉사했다. 여러 청년들과 깊은 교제도 나누었다. 평소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군대에서 장교로 복무하면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2년 반 후에 교회에 복귀했는데 뭔가 낯설게 느껴졌다. 담당 교역자는 바뀌어 있었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청년들은 결혼을 했거나 다른 교회로 떠난 상황이었다.
사람들은 전역을 축하한다고 인사해주었으나 반겨주는 사람은 없었다. 예배가 끝나고 삼삼오오 모여 서로 안부를 물으며 웃음 짓고 있는데, 나만 홀로 덩그러니 앉아있었다. 그런 내 자신이 낯설었다. 함께할 셀 모임이 없어서 재배정을 받기까지는 예배가 끝난 후 곧장 집으로 향했다. 청년부가 주관하는 행사에도 여러 번 참석해봤지만 이미 단단하게 뭉쳐있는 그룹 속으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다.
새신자들은 여기저기서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는데 나에게는 관심도 없고 다가오지도 않았다. 이런 교회생활도 벌써 반년 째다. 집으로 오는 길은 늘 외롭고 공허하다. 연락하고 지내는 교회 친구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서럽다. 하나님은 교회 안에서 서로 교제하고 사랑하길 원하신다. 그런데 나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서로 공감하면서 교제할 때 소통의 문이 열린다. 이는 전도의 접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성향이 잘못 발전할 경우 ‘우리 그룹’을 제외한 타인에게는 무관심하고 배타적인 면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새 신자가 환영 받지 못하거나, 오랜만에 교회에 들어오는 사람이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방현미, “신앙생활인가, 사회생활인가?”「교회성장」2019년 9월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