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공포
역사학자 필립 젠킨스(Philip Jenkins)는 그의 책 『The Next Christendom』에서 “기독교는 죽어가고 있는가?”라는 충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물론 그의 논지는 기독교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는데 있었다. 과거 서구 중심적이었던 기독교가 이제는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 제3세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충격적인 사실은 오늘날 서구 기독교의 쇠퇴가 너무 분명하고도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비드 올슨(David T. Olson)은 이러한 북미 교회의 상황을 마치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해 가는 모습과 같다고 묘사했다. 현재 북미 교회 헌금의 80%는 55세 이상의 성도들로부터 나온다. 이들이 역사의 현장에서 사라지는 그날, 생명유지 장치의 플러그가 뽑힐지도 모른다. 오늘의 교회는 마치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듯 위태로운 모습이다.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든지 아니면 극적 반전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가든지 해야 하는 결단의 순간에 놓여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교회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은 현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변화와 혼란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전통과 혁신이 뒤섞여 사회는 참으로 혼란스럽다. 교회는 어떤가? 한국교회의 현실은 너무도 비관적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러한 상황이 외부적 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교회 내부의 문제들로 인해 촉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의 미래, 오늘의 한국적 상황에서 보면 그 미래는 너무 암울해 보인다. 앞이 캄캄하다. 출구가 없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는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세속화의 거센 파도와 무능해 보이는 교회의 반응은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 것인가?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갱신과 대응을 통해 다시 부상할 것인가?
<이상훈, 「RE THINK CHURCH」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