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면 다 주신다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원하는 것을 이루려는 의지는 모든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세상은 마음대로 안 되고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예로부터 보이지 않는 고귀한 신에게, 혹은 귀신이나 조상신에게 그것을 이루어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다. 기도는 한계를 느끼는 모든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
기도 방법은 참 다양하다. 공짜는 없다고 느끼기 때문일까? 중요한 기도 일수록 별별 방법이 다 동원된다. 제물을 바치고 고행을 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달라고 몸과 마음을 다해 빈다. 이런 식으로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는 것은 거의 모든 종교현장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기도의 모습이다.
예수님 당시의 이방인들도 신의 능력을 끌어와 자신들의 소원을 이루려했다. 그들은 기도할 때 능력 있는 신의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거나 마술 주문을 끊임없이 외웠다. 그들은 신의 이름이나 강력한 주문을 밤낮으로 외쳐야, 또는 말을 많이 해야만 그들의 간절함을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그들을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마6:7~8)
이 말씀은 당시 이방인의 기도 문화를 배경으로 한다. 예수님은 이방인의 기도 방법을 거부하셨다. 왜냐하면 참된 기도란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청원이기 때문이다. 재앙을 막고 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하나님과 대화하면서 그 분의 뜻을 발견하고 자신의 소원이 아닌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요청! 그것이 바로 예수님이 원하시는 기도다. <이민규, 「신앙, 그 오해와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