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 되어도 아내 마음을 몰라 주는 남편
근래 노부부의 황혼이혼이 증가하고 있다. 노부부가 삶의 종착역에서 이혼을 선택하는 원인은 젊은 여느 부부와 동일하다. 젊은 여느 부부가 배우자에게 관심과 이해, 사랑받고 싶어 갈등하듯 노부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바라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무시하지 않는 것과 소리치지 않는 것이다.
왜 할아버지는 아내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부끄러워서이다. 할아버지도 할머니에게 ‘당신 말도 일리가 있네.’ ‘고생했다.’ 이런 말 한 마디 하는 것이 죽기보다 부끄럽다고 한다. 늘 챙김 받는 것에 익숙하다. 그렇다고 책임감이 약하거나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단지 표현하는 경험이 없었기에 말로 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우린‘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이해하게 된다. 자녀가 아동기에 표현하고 접촉하고 가끔은 좌절을 극복해 보는 과정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실히 이해되는 경우다.
황혼기의 부부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의지할 수 있는 여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 이해하고 각자 자신에 대한 이해도 깊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노년기의 여유와 안정,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는 깊이가 생길 것이다. <박노해.아름다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