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독일인 부목사
그리고 한달쯤 뒤에 동기생인 독일 친구한테서 편지가 왔습니다.
같이 신학을 공부한 친군데 공부를 아주 잘했던 친굽니다.
이 친구가 목사가 되어서 목회를 하러 갔는데 오천명 모이는 교회인데
한 일년 반 정도 지났더니 삼백 명 밖에 교인이 남지 않았어요.
그래서 왜그랬는가 하고 나중에서 물었더니
이 친구가 설교를 하면서
- 나는 이 성경을 믿지 않지만 여러분들은 알아서 들으시오
하고 설교를 했던 겁니다. 그러니까 교인들이 알아서 안나오게 된거지요.
그러니 이 친구가 고민이 생긴겁니다.
자기는 학문적으로 문법적으로 정확히 논문을 써서 발표를 하는데
그게 안되거든요. 고민을 하다가 내가 이럴거 없이 고증학 교수나 하던가
이 목사직은 그만 둬야겠다고 하던 찰나인데 ..
소문에 자기 동창이 한국에서 매일 하나님 손 잡고 목회한다니까
나 한테 편지를 보내왔어요.
- 내가 들으니까 자네는 매일 하나님 손 잡고 목회 한다던데
나도 만약 가서 하나님 손 한번만 잡을 수 있다든가,
하나님 얼굴만 한번 볼 수 있다면
내가 절대적으로 성경 말씀 믿고 믿는 설교를 좀 할 테니까
나를 자네 부목사로 청빙할 수 있겠는가?
갑자기 부목사가 한 사람 생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답장을 썼지요.
- 야, 그 대우는 담임목사나 부목사나 똑같이 해 주겠다.
내가 먹는 만큼 너도 먹고, 똑 같이 할 테니까 그 외에는
서로 이의 달지 말자. 그러니까 그럴려면 오너라.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식사 량이 적어서 조금씩 밖에 못 먹으니까
괜찮겠는가.
그 친구가 뭐라고 하는지 압니까?
자기 몸 무게가 110kg 이 넘는답니다. 그러니까 다이어트도 해야되는데
오히려 잘 되었다고 적게 먹으면 좋은 거라고 그러면서 온겁니다.
보니까 보따리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한 가방은 전부 구두만 있고 한 가방은 전부 양복만 있어요.
구두는 왜 이렇게 많이 가져왔느냐? 1년이면 하나 갖고 충분한데 했더니
뭐 옷에 맞춰서 구두를 신어야 된다나...그러고 들고 온겁니다.
나중에 하나도 못 신고 다 나눠졌지만..
사람들이 부목사 왔다고 환영할거 아닙니까?
오후에 왔으니 사람들 다 모여 있었지요.
그 친구가 사람들을 이렇게 둘러 보더니 하는 말이
- 야 이사람들 좀 이상하다.
- 뭐가?
제가 그러니까, 말은 못하고 우물우물 하다가
- 병신같다. 그래요.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독일 격언에 그런 말이 있지 않느냐.
병신 눈엔 병신만 보이고 천사 눈엔 천사만 보인다. 그랬더니
그 다음부터는 다신 아무 말도 안해요.
자기도 천사는 되고 싶었던 모양이지요.
첫 부임했으니까 이번주 설교해라 했더니 하는 말이
내가 독일서도 설교 못했는데 여기서 어떻게 할 수 있겠냐고,
그러니까 우선 하나님과 악수를 좀 하게 하든가
하나님 얼굴과 대면하게 해주기 전에는 설교 못한다는 거에요.
그럴려면 우리 성경공부 하자.
새벽기도 전에 2시쯤 일어나서 둘이서 성경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 친구는 히브리어성경, 헬라어성경, 라틴어성경 세 권만 들고 왔어요.
히브리어 성경부터 꺼내더니
- 이거봐 이거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았느냐?
문장 자체가 틀렸다는 거지요.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니까 성경공부가 됩니까
그래서, 아직 안되겠다 때가 안되었으니까 휴강하자고 그랬습니다.
그러고 한 이틀쯤 지나가도 밥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 들어오니까
다이어트 하는 것도 좋지만 한 끼도 안먹으니까 죽겠거든요. 그 큰 덩치가..
왜, 밥 안주냐? 그러길래 자네 다이어트 한다고 그래서 한 일주일은 굶고
그 다음부터 조금씩 먹는거라고 그랬더니
자기는 살 안빼도 좋으니까 좀 먹게 해달라는 거에요.
배가 너무 고프다는 거에요.
그러면 새벽 2시쯤 일어나서 밖에 나가면 큰 빵을 하나씩 줄테니까
나눠먹자고 했더니 좋다고 그래요. 새벽 2시만 기다린 거지요.
새벽에 나가니까 마침 별이 하늘에 총총 빛이 나고 있어요.
- 입을 크게 벌려라. 하늘에서 별빵이 내려온다. 들이켜라.
- 너는 매일 저것만 먹느냐?
- 그렇다. 그러면 배가 부르다.
자기는 입을 크게 벌려도 배가 더 고프다는 거에요.
그렇게 굶기를 밥 먹듯 하면서 몇 달이 지났는데
좀 좋은 일이 생겼는지 어느 날 쌀이 많이 들어왔어요.
그러니까 이 친구가 하는 말이 한 끼 먹더라도 실컷 먹자고 그래요.
- 야, 매일 조금 먹다가 갑자기 많이 먹으면 탈 나니까 안된다. 그랬더니
- 탈 나는건 둘째치고 배불러 봐야 되겠다는 거에요.
그러더니 밥을 한양푼 이나 많이 해갔고는 거기다 김치 넣어서 비벼 먹는 거에요.
처음에는 김치 못먹겠다고 밥만 먹던 친구가 말입니다.
쫄아진 배에다가 갑자기 많이 들어가고 거기다 김치까지 섞어 먹었으니
배가 이상할거 아닙니까. 급한 설사를 만났지요.
변소를 가는데 급하지요.
그런데, 우리 변소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 하면은 구덩이를 깊이 파고
나무 판대기를 두개 걸쳐 놓았어요. 그래서, 몸무게가 60kg 이내 같으면
별 요동이 없는데 그 이상 되면은 판대기가 흔들흔들 해집니다.
우리 마을 사람들 60kg 이상이 없었으니까 항상 안전했는데
이 친구 110kg 짜리가 들어가니까 흔들흔들 했지요.
전에는 조심스럽게 앉아서 일 보니까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너무 급하니까
팍 주저앉아 버린거에요. 그러니까 나무 판대기가 뚝 부러진 겁니다.
변소 깊이가 한 4m 되는데 이 친구 키가 아무리 크도 ....
다행히 딱 걸려서 쑥 들어가지는 않고 목까지 꽉 찼어요.
갑자기 변소 안에서 소리가 요란하게 나요.
저 친구 교회에서는 은혜 못받더니 변소 가서 은혜 받았나 왠 저렇게 찬송을
부르나 하고 안가고 있었더니 지나가는 아이들이 보고는 저 한테 뛰어왔어요.
- 목사님, 저기 코 큰 목사가 똥통에 빠졌어요.
가봤더니 턱 걸쳐 있어요. 그런데 110kg 짜리를 제가 어떻게 들어냅니까?
- 조금 기다려라. 사람들 모아서 오겠다고 그러고 한 30분이 지났어요.
그러니 30분 동안을 똥통에서 온 몸이 저려진 거지요.
끌어내서 샘물 퍼가지고 씻어내는데
서양 사람들은 몸에 털이 많아서 노란 액체들이 붙어서 잘 안떨어져요.
빨래비누로 해도 냄새는 그대로 나는 거지요.
- 야, 안되겠다. 했더니
자기가 좋은 수가 있다고 그래요. 들어가더니 향수를 가져왔어요.
그걸 막 뿌려대는데 그 냄새에다 향수 뿌리니까 더 안되겠어요.
새벽 예배 때 이 친구 나가니까 냄새 난다고 교인들이 다 도망가는 거에요.
- 자, 봐라. 이 교회 안에서 병신이 누구냐.
제일 더러운 냄새는 네가 피우고 있지 않느냐.
그 다음날 밤이 되었는데 그 친구가
- 아이고 성령불이 내 몸에 내렸는가 보다 그래요.
몸이 뜨겁고 이상하다고 그래요. 방도 찬데.
- 야 그럴리가 있냐, 어떻게 성령불이 네 몸에만 임하냐 나는 괜찮은데...
옷을 벗겨 보니까 몸에 뭐가 두들두들 났어요. 그게 뭔지 아세요?
똥독이라는 거에요.
이 사람, 자기는 성령불인줄 알고 있다가 아무래도 그거는 아닌거 같다고..
몸이 괴로우니까 갑자기 머리를 내밀면서 안수기도를 해달라는 거에요.
그 마을에서 아이들이 아프면 약도 없고 병원도 없으니까 사탕을 하나
입에 넣어주고 기도해 줍니다. 그러면 열도 내리고 그랬어요.
그래서 기도하면 다 된다고 그랬더니 이 친구가 그 동안 뭐라 그랬는지 압니까?
- 야, 미신적인 짓 하지 말라고, 병이 났으면 약을 먹여야지, 사탕 먹여서
되느냐? 병원에 데리고 가야지 그러면 되느냐?
하면서 늘 비방하던 친군데 자기가 급하니까 기도해 달라는 거에요. 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 이 사람아!
병 낫는 거는 자기 믿음으로 낫는 거야. 예수님께서도 자기가 고쳤다고
말씀 안하셨어. "네 믿음이 너를 구했으니" 하셨지 않느냐. 그러니
너 믿음 없으면 안된다.
- 야, 다음에 믿으면 되지 않겠냐, 앞으로 믿을 테니까 기도 해달라.
- 그래도 안되겠다구.
그렇게 똥통에 빠지고 나더니 이 친구가 사람이 달라졌어요.
그런데도 뭔가 확실치는 않아요.
하나님 말씀 믿어야 되겠네 하면서도 딱 걸리는게 성령입니다.
성령은 없다는 거에요. 하나님 o.k , 예수 그리스도도 좋은데.
성령은 좀 곤란하다는 거지요.
- 그래, 그럼 할 수 없지 뭐. 못 믿겠다는거.
그리고 얼마 지나서 이 사람과 월출산에 산책을 갔습니다.
몇 시간 걸어가면 되니까.
그 날도 같이 가는데 이웃 마을 청년이 오토바이를 타고 왔어요.
그걸 보고 이 친구가 꾀가 났어요.
내 저거 타고 먼저 가 있을테니까 넌 천천히 오너라 그래요.
제가 그랬습니다.
우리나라 민요에 정든님 버리고 가면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그랬으니까
그냥 나랑 같이가자 그랬더니 괜찮다면서 타고 갔어요.
제가 두 시간쯤 뒤에 도착했더니 냇가가 있는데 오토바이가 다리 옆에
넘어져 있고 운전하던 사람은 넘어져서 이마가 찢어져서 일어나고 있고
이 사람이 보이지 않아요. 고함을 지르면서 이름을 불렀더니
다행히 다리 밑 물 속에 떨어졌어요.
마침 물이 있어서 다치지는 않고 옷만 버리고 미안한 듯이 일어나요.
- 괜찮아? 목 안 부러졌어. 다리 안 부러졌어. 괜찮다.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몇 미터 높이에서 뚝 떨어졌으니 굉장한 타박상을
입은 거에요. 밤에 자는데 얼마나 아픕니까.
그게 표시 없이 아프거든요. 실컷 얻어 맞은 것처럼.
- 야, 나 진짜 믿을테니까. 기도 해달라. 아파 죽겠다.
- 야, 믿음 없이는 안된다.
마침, 우리 마을에 타박상에 먹는 좋은 민속 약이 하나 있는데
그거 먹을려면 먹으라. 그런데 냄새가 좀 고약하다.
여러분, 그게 뭔지 아십니까? "똥물" 입니다.
변소를 만들 때 구덩이를 깊이 파고는 삼베로 덮은 항아리를 변소 깊숙히
내려 놓습니다. 그러면 몇 년 동안 쌓이면 덩어리는 안들어가고 노오란
엑기스만 빨려들어갑니다. 그게 가득 찰 때 쯤 되면 끌어내서는
사이다 병에다 나눠 담아요. 그걸 집집마다 매달아 놓았다가 급할 때
사용하는데 그걸 누가 두 병을 가지고 온게 있었어요.
이거라고 주니까.
당장 뜯더니 한 병을 꿀꺽꿀꺽 마셔요.
다 먹더니 이 친구는 또 장이 긴지. 한 병 더 먹어야 되겠답니다.
그래서 두 병을 마시고 나니, 그게 얼마나 독합니까?
이 사람이 쓰러져서 곯아 떨어져 자는 거에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몇 시간을 자더니.
일어나서는 깨끗하다는 거에요. 안 아프다는 거에요.
그럼 됐다고. 그런데 그 냄새는 고약합디다.
입만 벌리면 그 친구 입에서 냄새가 나요.
나중에 이 친구가 독일 돌아가서 목회를 하는데 자기 교회 대학생
하나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넘어졌답니다.
일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아무리 주사를 놓아도 낫지 않더래요.
그래서 나한테 편지하기를 그 약좀 보내줄 수 있겠느냐고...
허허~ 아주 특별 약을 수출까지 할 뻔 했습니다.
자, 똥통에 빠져도 이 사람이 안되요.
똥물 까지 먹고 속까지 다 씻어내고 나니까 사람이 달라집디다.
여러분, 똥통에 빠진 걸로 끝내야지.
똥물 까지 뱃속에다 채웠다가 끌어내서야 되겠어요.
이 친구가 그러고 나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성령도 인정하게 되고 사람이 확 달라졌습니다.
설교를 하는데 근본이 달라진 겁니다.
성경을 공부하는데 야! 이 구절, 이런 구절이 언제 있었지?
아, 이거 처음 보는데.... 모든 것이 새로와 지는 겁니다.
완전히 사람이 달라졌어요.
이제 부목사로 왔던 그 독일 친구가 떠날 때가 되어서 마지막 떠나는 밤에
둘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데 이 친구가 이렇게 물어요.
- 아무리 내가 은혜받고 성령 받아도 걱정되는게 하나 있다.
설교를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교인들에게 은혜를 주겠는가?
가만 보니까 자네는 설교만 하면 사람들이 아멘, 아멘 하는데
나는 일년 내내 해봤자 아멘 소리 한 번도 못들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그래서 제가 그 친구 손을 잡고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 이 사람아, 설교는 입으로 하는게 아니네. 말로 하는게 아니야.
자네가 월요일부터 토요일 까지 하나님 말씀대로 행하고
하나님 뜻대로 일주일을 살면은 주일날 강단에 올라가서 아무 말 안하고
한 시간을 서 있어도 온 교인은 은혜 받는다.
여러분, 하나님의 역사는 문자로 그냥 붙어있는 정지된 상태가 아닙니다.
우리 몸과 팔과 다리로 움직이는 역사입니다. 우리가 온 몸으로 행하고
손으로 행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러고 이 친구가 독일로 돌아갔습니다.
놀라운 역사가 벌어졌어요.
삼백명 밖에 안남았던 교인이 만명으로 늘어난 겁니다. 일 년 반 사이에.
이 친구가 너무 기뻐서 역시, 엘리야의 이적은 아직도 있는 모양이라고 그래요.
자기 교회 300주년 기념행사로 한 주간을 비블목회라는 성경사경회 비슷한 것을
하는데 와서 해 달라는 초청장이 왔어요.
그러면서 편지 맨 끝에 뭐라고 썼는지 압니까?
- 나는 당신의 영원한 부목사 -
허허~ 그러니 이 친구 아직도 제 부목사인 셈입니다.
몇 달 뒤 그 행사 즈음에 제가 독일로 갔습니다.
강단에 올라갈려고 그러는데 교인이 굉장히 많아요. 꽤 큰 교회니까.
갑자기 이 친구가 서더니 제 손을 딱 쥐고 하는 말이 다른 이야기는
다 해도 좋은데 자기가 똥통에 빠진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거에요.
전 다 잊고 있었는데 이 친구가 일깨워 주니까 아예 첫 날,
그 이야기를 다 해 버렸지요.
앉아 있었던 분 중에서 신문사 편집국장 한던 분이 있었는데
다음날 신문에 똥통에서 만난 성령예수 라고 칼럼이 나왔어요.
사랑하는 여러분, 참 하나님의 은혜는 놀랍습니다. 그렇게 성경을 부정하고
또, 부정하던 사람도 그렇게 변화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저는 삶을 살면 살수록 특이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