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리는 사명
로버트 토마스는 1840년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선교사의 꿈을 품었습니다. 1863년 런던 선교회 파송으로 중국 땅에 도착한 토마스는 그로부터 2년 뒤 조선에 대한 정보를 듣습니다. 토머스 선교사는 우연히 대원군의 박해를 피해 황해도 장연에서 목선을 타고 필사적으로 탈출한 김자평, 최선임 등 천주교인 2명을 만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성경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자극을 받은 토마스는 조선선교의 필요성을 더 확고히 하고 조선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던 토마스 선교사에게 조선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미국 제너럴셔먼 호가 조선과 통상을 시도하려고 통역관을 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조선어를 배우고 있었던 토마스 선교사는 자원하여 그 배를 타고 우리나라에 들어옵니다. 성경책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그것은 그의 사명이었습니다. 씨를 뿌리는 사명 말입니다. 피를 흘리며 그가 전해 주었던 성경은 결코 무가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에게서 성경을 받은 이들 중에는 훗날 평양에서 신앙의 가문을 일으킨 사람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장사포의 홍신길은 서가교회의 설립자가 되었고, 만경대의 최치량은 평양교회의 창설자가 되었습니다. 또한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종이가 너무 좋다고 그 성경을 한 장 한 장 뜯어 벽지로 바른 박영식의 집은 널다리 교회의 예배 처소가 되었습니다.
그가 뿌린 씨로 말미암아 수많은 열매들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도 맺히고 있습니다. 그가 흘린 피를 기억하는 사람마다, 그가 전했던 성경을 아는 자마다 복음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
<이용남, 「복음에 미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