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독일인 지도교수의 존경표시
놀라운 역사가 그 때 시작된 거지요.
그런 때에 독일에서 절 지도하신 교수님 한테서 편지가 왔는데
자기가 2년 후에는 은퇴를 하게 된답니다.
자기 후임자를 찾아보니까 김요석목사 당신이 제일 적임자인거 같아
추천을 했는데 허락이 났으니까 금년 말까지 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거기 가면은 하루 세 끼 밥은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앉아서 자꾸 저울질 하게 되었어요.
회답 못하고 한 두달 쯤 지났는데 또 편지가 왔어요.
아무래도 한 일년 일찍 와야되겠다. 인수인계 할 것도 있고 그러니까
빨리 오라는 편지가 두 번째 왔습니다.
그 때 제가 해답 안할 수가 없어서 답장을 썼습니다.
- 교수님, 날 그렇게 생각해 주고 위해주는건 좋은데
제가 가만히 기도하면서 생각해 볼 때 하나님께서
내가 이 교회 남아서 시무하는 것하고
독일에서 교수님 후임자로 교수하는 것하고
어느게 하나님이 더 기뻐하실까 하고 기도하니까
그냥 이 자리에 남는 것이 하나님께서 더 기뻐하시리라
하는 것을 깨닫고 거절하겠습니다.
하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 다음해 봄 신학기 시작될 무렵, 그 교수님이 일본에 모임이 있어서
왔다가 저 한테 찾아왔어요.
자기 생각에 얼마나 좋은 자리에 앉았길래
그 자리도 마다하고 이렇게 뿌리치는가 하고 온거에요.
밤중에 왔다가 그 다음날 새벽에 떠나야 되는데 - 여섯시에 서울로
올라가서 비행기 타고 독일로 가야 되는데 -
그때 우리가 새벽 예배를 4시에 드렸는데 교수님이 오신 김에 우리 교인들한테 설교나 해주고
가시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그렇게 하자고 그래요.
새벽 4시에, 전 통역할려고 옆에 섰고 교수님은 말씀 전하실려고 강단에
섰는데 몇년 전,제가 처음 그 교회 부임하고 첫 설교할 때 맨 앞에 앉았던
얼굴에 눈도 없고 코도 없고 입술도 없이 구멍만 다섯개가 남은 그 노인이
제일 앞에 딱 앉아 있는 겁니다. 그러니 이 교수가 보더니 아무 말도 못하고
눈만 껌벅껌벅 하고는 한 십분간 가만히 서 있어요.
그래서 왜 이러시냐고 쿡쿡 찌르면서 시작하라고 했더니
응, 그러고도 가만히 얼마간 서 있다가 자기도 정신없이 몇 마디 하고는
내려왔어요. 새벽예배 마치고 제가 돌아설려는데 갑자기 제 허리를 꽉
끌어안으면서 눈물이 글썽글썽 해 가지고 저 한테 이렇게 말합니다.
- 당신은 내 제자지만, 난 당신을 존경합니다.
여러분, 이 이상 영광이 어디 있습니까?
날 지도한 교수가 날 존경한다 했으니 그 이상 더 큰 칭찬이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는 그 교수님이 떠나갔습니다.
이 양반이 독일 가서 소문을 어떻게 터뜨렸냐 하면
- 아, 저 김요석은 매일 하나님 손 잡고 목회하더라. 이렇게 된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