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쇼
링글링 서커스단은 자기들의 쇼가 ‘지상 최대 쇼’임을 강조한다. 이 서커스단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묘기, 화려한 볼거리와 아름다움, 환상적인 쇼, 진기 명기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그러나 ‘정상 최대의 쇼’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지는 의심스럽다. 서커스보다 이 수식어가 더 잘 아울리는 쇼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종교 쇼다. 종교는 그 어떤 쇼보다 많은 팬들을 거느리는데 이 팬들은 서커스를 선전하는 사람들의 기대보다 더 많은 액수를 지불하고 훨씬 더 진지하게 관람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어떤 스포츠 경기나 오락거리, 정치 집회조차도 정기적으로 펼쳐지는 종교 쇼에는 비하지 못한다.
이 쇼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세계 구석구석애서 일어난다. 대규모 쇼는 금요일에 이슬람에서, 토요일에는 유대교에서 그리고 일요일에는 기독교에서 펼쳐진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종교적이다. 영적 감각이 있어 초자연적인 것을 갈망하며 성스러운 존재와 연결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종교적인 믿음과 행위는 모든 문화에서 보편적이다. 게다가 신을 부정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사람들은 종교적인 의식을 갖추고 각자의 신에게 헌신하려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경건 행위는 쇼로 쉽게 변질될 수 있다. 경건 행위는 좋은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실천하는 것들이므로 쇼로 변질돼 영성을 왜곡시킬 수 있다.
<Tom Hovestol, "Seeing ourselves in the Pharisees : extreme righteousness", 이경미 역,
「불편한 진실, 내 안의 바리새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