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기독교사회의 도래와 선교 방향
한운석 11.03.25 조회수 121
후기 기독교사회의 선교 방향
최근 후기 기독교 사회라는 말을 접했습니다.
AD 313년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로 공인된 이후 1,700년간 이어져 오던,
서양의 기독교 사회가 세속화의 바람과 함께 세계는 이교화 되어 버렸고..
교회와 국가가 완전히 분리된...
기독교가 누리던 특혜와 특권을 모두 내려놓아야 하는...
기독교 신앙이 다원주의적 상황 속에 놓이게 된...
기독교가 이교 속에 존재하는 콘스탄티누스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 버린...
그런 사회를 말합니다.
그러한 세계 속에서 한국교회도 역시 쇠퇴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어진 기복주의, 성공주의, 신비주의로 오염된 변질복음이
한국교회의 주류신앙이 된지도 오랩니다.
물량, 조직, 프로그램을 동원하여 공격적인 전도와 선교가 성공하던 시대도
지나갔습니다.
그렇다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따르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선교전략이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복음 전도 전략은
초대교회의 신앙 모습으로 돌아가서, 성경의 권위만을 의지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감 없이 전하며,
옛사람이 죽은 (진정한)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 닮은 삶을 보이는 것 뿐 입니다.
새누리공동체의 각 지체들이 실천하며 앞장서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래 글은 신광은 목사의 “아너뱁티스트에게 배우자”는 글속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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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기독교 사회(Post-Christendom Society)의 도래
후기 기독교 사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회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지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그것이 교회와 국가가 완전히 분리된 사회라는 것이며, 그와 함께 그동안 기독교가 누리던 모든 특권을 다 내려놓아야 하는 사회라는 것이다.
예컨대 1962년 미국 공립학교에서의 주기도문 암송 금지 결정이라든지, 최근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라는 인사말을 쓰자는 제안도 같은 맥락이다. 즉 현대사회는 다른 종교에는 주어지지 않는 어떠한 특혜나 특권도 기독교에 제공하지 않는 사회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313년, 콘스탄티누스의 밀라노 칙령 이후 처음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니까 자그마치 1,700년 만에 최초로 일어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서구 교회는 지난 1,700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여러 가지 충격적인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
현재 세계 교회는 교회가 사람들에게 복음을 증거할 때 더 이상 국가의 강제력을 활용할 수 없게 된 점이나, 사람들이 기독교 신앙을 가질 만한 어떠한 특권이나 이점을 찾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당혹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크리스천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이 다원주의적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요청으로 열린 니케아공의회에서 공인된 니케아신조는 단숨에 기독교를 유일 종교로, 그리고 기독교 진리를 유일 진리로 통일시켜 버렸다.
그래서 지난 1,700년 동안 서양에서 종교(religion)는 기독교(Christianity)와 동의어였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유일 종교나 유일 진리는 없다. 기독교는 더 이상 유일 종교(the Religion)가 아니며 기독교 진리도 더 이상 유일 진리(the Truth)가 아니다.
기독교는 많은 종교 중 하나(a religion)며, 기독교 진리 역시 여러 진리들 중 하나(a truth)에 불과하다.
이러한 후기 기독교 사회는 선교의 개념도 바꿔 놓았다.
크리스텐둠에서는 세계가 기독교 세계와 이교 세계(비기독교 세계)로 양분된다. 때문에 선교란 기독교 세계에서 이교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여 그곳에 교회를 세우고, 그 교회를 중심으로 기독교 세계를 확산시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크리스텐둠에서 선교는 기독교 세계의 확장이었다. 하지만 레슬리 뉴비긴과 같은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운동가들은 더 이상 확장시킬 기독교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계몽주의 이후 불어닥친 세속화의 바람과 함께 세계는 이미 이교화되어 버렸으며 역사는 콘스탄티누스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 버렸다. 이제 교회는 이교 세계 속에 점적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따라서 당연히 선교의 개념도 바뀔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혹자는 과거 D. L. 무디(D. L. Moody)와 근본주의자들이 현대주의(Modernism)에 맞섰던 그러한 방식으로 지금의 역사적 흐름을 정죄하고 그에 맞서려고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이들은 시류에 편승하여 기독교의 독특성을 포기하는 것이
마치 시대를 앞서는 선구자적 태도인양 우쭐대고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후기 기독교 사회의 도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고 있기는 매 한가지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은 현대 교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신앙의 위기, 전도와 선교의 위기 등과 무관하지 않다.
2. 포스트 MB 시대(Post-MB)의 도래
후기 기독교 사회의 도래와 국가 교회의 해체는 두말할 나위 없이 한국교회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상은 사뭇 다르다. 엄밀히 말하면 한국 기독교의 역사에서 국가 교회는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지난 60여 년 동안 10명의 대통령 중 4명의 개신교인(이 중 세 명은 장로)과 1명의 가톨릭 신자를 배출했다.
역대 대통령의 절반이 기독교인이었던 것이다.
이 수치는 한국에서 국가와 기독교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기독교와 정부의 유착 관계는 이명박 대통령과 MB 정부에 이르러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 임기 내내 종교 편향 논쟁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고소영 내각이라는 말에 걸맞게 기독교인들은 많은 정부 요직에 진출했으며,
많은 목사와 신자들도 다양한 형태로 정치에 관여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그들의 취지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그러한 시도 자체가 후기 기독교 사회의 도래라는 세계사적 흐름과 역행한다는 것이다. 구미 사회는 국가 교회(State-Church)가 해체되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오히려 거꾸로 국가 교회가 완성되고 있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교회의 역사적 시계를 중세 시대로 되돌려 놓고 있다.
그리하여 심지어는 칼과 창을 들지 않았다 뿐이지 봉은사 땅 밟기나 조계사 난입 같은 한국판 십자군 전쟁마저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모르긴 해도 MB 정권이 끝나면서 한국교회는 상당히 많은 권력과 특권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그와 함께 한국교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그리고 노골적인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예상되는 바이지만 그렇게 되면 한국교회의 쇠락의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포스트 MB 시대에 이르러서야 한국교회는 진정한 의미의 후기 기독교 사회의 도래라는 현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포스트 MB 시대에 대한 대비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몇 년 전부터 한국교회는 성장의 감소라는 통계 수치 때문에 화들짝 놀라서 열심히 전도와 선교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상황을 도리어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19세기 미국의 근본주의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인해 다분히 공격적인 형태의 전도와 선교를 해 왔다.
전통적인 의미의 선교, 즉 기독교 세계의 확장을 시도해 온 것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국교회는 그 방법 말고는 전도와 선교를 할 줄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지금도 그렇거니와 포스트 MB 시대에도 성장과 부흥을 위해서 여전히 엄청난 물량, 조직, 프로그램을 동원하여 공격적으로 전도하고 선교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후기 기독교 사회에서 이러한 전도 방식은 도리어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다. 몇 년 전 물의를 빚었던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건이나 선교 단체 인터콥의 공격적 선교 방식, 몰상식한 노방전도, 무례한 방문 전도, 초대형 전도 초청 집회 등의 전통적 방식도 그렇거니와 구도자 예배, 두 날개 시스템, G12/J12, 해피 데이 등 새로운 전도법도 별로 상황을 호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후기 기독교 사회의 도래라는 역사적 현실 인식과 그에 맞는 새로운 선교·전도법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한국교회의 위기는 타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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