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알아서 사는 거야
최근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 27.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2016년 9월 통계청). 즉, 네 가구 당 한 가구가 혼자 사는 사람의 집입니다. 요즘 혼자 삶을 즐기는 사람을 ‘Aloner’라고 부릅니다. 이제는 혼자서 즐기는 삶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신조어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혼밥(혼자 밥먹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혼행(혼자하는 여행), 혼놀(혼자 놀기), 혼곡(혼자 노래방 가기), 혼술(혼자 술마시기) 등입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따라 아이스크림 회사 빙그레에서는 그들의 대표 상품인 ‘투게더’를 변조하여 ‘1인용 프리미엄’을 출시했습니다. 가족이 함께 먹는 투게더가 아닌, 1인용 투게더입니다((2016년 6월).
요즘 사람들의 입에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2016년 1,100만 이상의 관객을 태운 영화 <부산행>에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각자 알아서 사는 거야.” 아빠가 어린 딸에게 대답해 주는 서글픈 메시지입니다. 이런 ‘각자도생’이야말로 현대인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지금 우리나라야 말로 전 국민이 ‘각자도생’중입니다. 제각기 알아서 살아나갈 방법을 절망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사실 ‘각자도생’현상은 임진왜란 때부터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1592년 조선 땅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정부에서는 ‘백성들이 각자 살길을 도모할 것을 몰래 전파하라’는 내용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행복지수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나라가 유렵의 소국에 해당하는 덴마크인데, 그들만의 행복 공식을 자랑합니다. 그것은 덴마크 언어로 ‘Hygge'(휘거, 후가)라고 하는데, 그 뜻은 ’함께하기‘(Togetherness)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친구끼리, 가족끼리 함께 할수록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원리입니다.
<조봉희, “가정의 행복 공유의 요람” 「맑은 물가」2018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