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이 상실되는 이유
한국 교회에는 왜 공동체성이 부족할까?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성도들이 세상에서 너무 바쁜 것이 함께하는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는 원인이다. 주일 예배 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회에서 조용히 그리고 재빨리 빠져나간다. 누군가 아는 체를 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이 대형 교회를 찾는 것도 ‘나홀로 신앙생활’을 원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개인화된 예배 중심의 교회 생활만을 중시하고 지체들의 연합에 관심을 덜 기울인 것도 교회가 공동체성을 잃게 하는 원인이다. 대부분의 성도들은 주일 예배를 교회 생활의 핵심으로 여긴다. 예배는 하나님과 나만의 관계이며 그래서 하나님께만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임재는 나와 하나님의 일대일 관계 속에서만 경험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예배를 드릴 때 모든 성도는 강대상만 주목한다.
오직 하나님께만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옆에 누가 앉아 있는지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경건하고 믿음이 좋다고 여겨지는 사람일수록 하나님 앞에 나 혼자 있다는 생각으로 옆 사람에게 관심을 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결국 대부분의 예배 참석자들은 앞 사람의 뒷모습만 보고 예배를 드리게 되는데 이런 예배에서는 자신이 공동체의 일원임을 경험하기 어렵다.
교회가 사람에 대한 관심보다는 지나치게 일과 사역 중심,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도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다. 직분이 계급과 신분이 되면서 위계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도 허물없는 교제를 어렵게 한다. 성도 간에 사회적 신분이나 경제력 혹은 학력에 따른 차별이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교회에 있더라도 서로 쉽게 접근하고 교제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런 교회의 현실에서는 결국 성도들이 끼리끼리 어울릴 수밖에 없고, 그 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성도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교회를 떠나게 된다.
<양혁승, 류지성, 배종식, “연합된 지체” 「무엇이 교회를 건강하게 하는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