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나환자촌 목회
그러고 있는데, 어떤 나이 많은 목사님 한 분이 저한테 와서 하는 말이
"참 당신, 이론이라든가 학문적인 것은 훌륭한데 하나님에 대한 체험이 없다.
이론하고 체험은 다르니까 한번 체험을 해보면 어떻겠는가?"
제게 그렇게 말씀하세요.
"그럼 뭐 어떻게 체험을 합니까?" 하고 물었더니
목회를 한 번 해보라는 거에요.
그래서 1년 예정으로 그 목사님이 소개한 어느 교회로
주소를 들고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첫 번째 저와 나병 환자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제가 가서 첫 주일날 설교를 할려고 단 위에 올라섰다가 제일 앞에 앉은
사람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말 문이 탁 막혀 버린겁니다.
한 몇 분 간을 가만히 보고 있었어요.
그분의 얼굴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코도 없고 입술도 떨어지고 눈알도 빠졌습니다.
그 얼굴에는 구멍만 다섯 개가 뚫린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까 손가락도 다 잘라져서 팔목만 남아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무 말 못하고 서 있다가 설교를 했는데, 지금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 무슨 설교를 했는지 무슨 본문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당황해서 지났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서, 새로 부임한 목사니까 나갈 때 인사나 하자고
광고를 했습니다. 마치고 보니까 아무도 없어요. 그래 잘 되었다
하고 밖으로 나갈려고 문을 여니까 문 밖에 줄을 죽 서 있어요.
그래서 어쩝니까, "아이구 안녕하십니까" 하고 손을 내미니까...
제일 앞에 앉았던 그 노인이 제가 이 쪽에 서 있는데 손을 저 쪽으로
내밀면서 "목사님, 고맙습니다" 하고 팔을 내 밀어요.
뒷 사람이 있다가 그 노인의 팔을 제 쪽으로 향하게 해주는데...
여러분, 악수를 할려면 손이 있어야 되잖아요.
손가락이 있어야 손을 잡잖아요.
악수를 할려고 손을 보니까 손가락이 다 잘리고 팔목만 있는데...
이걸 어디다 잡아야 할지... 여길 잡을까... 저길 잡을까...
하고 망설이는데, 그 짤라진 손목에 노오란 고름 덩어리들이 동실동실 맺혀 있어요.
잡으면 꼭 터질것 같은데... 아이고, 모르겠다 하고 쥐었습니다.
그렇게 하고 두 번째 사람의 손을 잡게 되었는데 할머니였습니다.
손을 보니까 반이 잘라졌어요. 손바닥만 반이 남았는데..
제가 그 손을 잡으니까, 갑자기 그 할머니가 왼손을 제 손 위에 떡 올려놓아요.
보니까 손가락이 떨어진 사이로 노랗게 고름이 맺혀 있는데
그걸 가지고 제 손등을 자꾸 비벼대는 겁니다. 꼭 터질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고! 할머니 왜 이러시냐고 하며 손을 뺄려고 그랬는데
그 때, 그 할머니 하시는 말씀이
"목사님! 제가 18살 때 이 병이 들어서 지금 나이가 78입니다.
만 60년간 이 병으로 있다가 한 번도 성한 사람 손 못잡아 봤는데
오늘 목사님 손 잡아보라니까 너무 좋아서 제가 그럽니다."
그 때, 갑자기 제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이 손이 우리 예수님 손이 아니겠는가...
우리 예수님께서 우리 더러운 죄 때문에 십자가에 달리시고
그 고초 받으신 손!
어쩌면 손가락도 부러졌고 거기서 헌데도 났고 상처난,
그래서 고름도 생긴 그런 비참한 손이었을거다.
내가 예수님 손 잡는데 뭘 이렇게 겁을 내는가!
그 때, 갑자기 독일에서 그 교수가 하던 말....
"자꾸 하나님이 살아있다고 그러는데 그러면 네가 손 잡아봤냐,
하나님 얼굴 봤냐?"
그 말이 떠올라서 바로, 이것이 해답이구나
아 이제야 내가 떳떳하게 우리 주님 손 잡았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10여 년간을 공부하면서도 만나지 못했던 하나님을
오히려 그 분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그 할머니 한테 물었습니다.
"할머니, 참 세상이 원망스럽지 않습니까 또,
하나님이 원망스럽지 않습니까?"
어떻게 똑같이 사람으로 태어나서 어떤 사람은 시집가서 손주 볼 나이에
할머니는 평생 이 고생하며 소외되어 사는데 하나님이 너무 원망스럽지
않느냐고 제가 물었습니다.
그 때 그분이 뭐라고 그러는지 압니까?
"목사님, 나는 이 문둥병 걸린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 병 걸렸기에 예수 믿고 천국가지 않습니까?"
사랑하는 여러분, 이적이 뭔지 압니까?
어떤 분은 위암 걸렸다가, 무슨 병에 걸렸다가 기도해서 나으니까
무슨 이적 체험했다 그럽니다 만은 그보다 더 큰 이적,
이적 중에 최고의 이적은 병들지 않고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겁니다.
병들지 않고 기도하는 겁니다. 병들지 않고 예수 믿고 예배 드리는 겁니다.
여러분, 그것을 아셔야 됩니다.
우리 건강한 사람들은 받을 축복 다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한번은 어떤 할머니가 밭을 메다가 일곱 번째 손가락이 잘라졌어요.
자기도 모르게 툭 떨어진겁니다.
그거 들고는 "목사님!" 하고 불러요. 난리가 난듯이...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제가 일곱째 손가락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어떡하라고.." 했더니 하는 말이
"아 - 그래도 얼마나 감사합니까? 아직 세 개가 남았습니다.
이 세 손가락 가지고 청소도 하고 목사님 밥 할 때도 쓸 수가 있습니다"
열 손가락 중에 일곱이 썩어지고 세 손가락만 남아도 그렇게 감사하고
기뻐하는데...
여러분, 열 손가락 가지고 사는거 감사해봤습니까?
발가락 열 개 다 갖춘것 감사해봤습니까?
발가락 하나만 떨어져 있어도 걷지 못합니다.
균형이 안잡혀서 그냥 쓰러집니다.
감사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겁니다.
이 할머니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가 그 병이 드니까 온 집안 식구가 난리가 났더래요.
아예 골방에 가둬놓고는 나오지를 못하게 하더랍니다.
6남매 있는데 제일 큰 누나가 그 병에 걸리니까 다들 어디가서 죽었으면
하는 눈치더랍니다.
여러분, 참 이상하잖아요. 다른 병 걸리면 온 식구가 기도하면서
병원에 입원도 시키고 하는데 왜 그 병만 걸리면 나 몰라라 하는거에요.
모두다 어디로 없어졌으면 하는 겁니다.
한번은 새벽에 눈을 떴는데 아버지가 나와서 숫돌에 낫을 갈더랍니다.
갑자기 마음에 아! 오늘 밤에 아버지가 나를 죽이려는구나...
생각이 들더래요.
그래서 가만히 누워서 보니까 숫돌을 몇 십분을 갈더니 날카로은 낫을 들고
자기 방 안으로 아버지가 들어오더랍니다.
그러더니 한참 서 있다가 나가고, 또 들어와서 한참 서있다가 나가고
그러더랍니다.
그러더니 자기 방에 못 들어오고 있다가 그 다음날 밤에 들어와서 하는 말이
사실, 내가 널 죽이고 싶지만은 차마 애비로서 그럴 수는 없고
우리 집안을 위해서 네가 나가서 죽어달라고 그러더랍니다.
너 하나만 죽으면 너 동생들 시집 장가 가는데 지장이 없다고...
아마 옛날에는 그런 병이 있다면 큰일났던 모양이에요.
이 딸이 그 말 듣고 그래야 되겠다고 "제가 나가서 죽겠습니다"
뒤에 못이 있으니까 그 못에 들어가서 죽겠다고 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그렇게 나와서 죽을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뒤따라 나와서
딸이 에미보다 먼저 죽으면 어떻게 하느냐? 하면서
쌀을 두 되 주면서 이것 가지고 산신령한테 가서 기도하라고 그렇게 해서
나으면 다시 들어오라고 그러면 시집보내 주께....
제발 죽지는 말라고 그러더래요.
어머니 한 분만 살라고 그러지 다른 식구들은 다 죽었으면 하고
바라더랍니다.
어머니가 하도 간곡히 그러니까 쌀 자루를 지고 산으로 올라가다가
연못 가에 이르렀습니다. 갑자기 죽고싶은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래서 쌀 자루 놓고 신발 벗고는 물에 뛰어들려고 하는데 그 어미니가
뒤 따라 왔어요. 뒤에서 허리를 꽉 껴안으며 울면서 그럽니다.
"에미보다 먼저 죽는 딸이 어디 있느냐? 제발, 죽지말아라"
그렇게 하도 울면서 간곡하게 부탁하니까 차마 죽지 못하고 살겠다고
나왔다가 섬으로 끌려갔다가 또, 우리 마을로 와서 살게 된 겁니다.
그러면서 그 분이 하는 말이 뭔지 압니까?
"저는 문둥이라도 되었기에 예수님 만나고, 예수 믿고 천국 가지 않습니까?
정말 불쌍한 것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고 우리 형제입니다.
예수 안 믿고 지옥 갔을걸 생각하니까 너무 안타깝습니다."
여러분, 이런 믿음 보셨습니까? 믿음이란게 뭔지 압니까?
지금 주어진 상태에서 감사하며 찬양하는 것을 말합니다.
무슨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내가 가난하건 역경에 처해있건 병들어 있건
그 가운데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고 감사 기도가 진실로 나올 때
그것이 믿음이요 성령충만입니다. 그것이 바로 은혜충만인 것입니다.
처음에 거기에 갔더니 사흘이 지났는데 누가 와서 밥을 안해줘요
밥 먹으라는 말도 없고. 그래서, 이거 이상하다 목사는 오자마자
한 며칠 굶어야 되는가 보다하고 그냥 있었더니 나흘째 되는 날 ,
한 사람이 와서 부엌을 보더니 아무것도 안해 먹은게 보였던 모양이에요.
"목사님, 왜 밥 안해 먹습니까?" 그래요.
"글쎄, 내가 쌀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못해 먹는다고.....
책가방만 하나 들고 내려왔는데 ....."
그러니까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아이고, 우리보다 더 가난하네.."
그러더니 쌀을 얼마 걷어오더니 한끼를 해 줘요.
그렇게 사는데 바로 제 사택 옆에는 돼지 막을 쳐놨습니다.
겨울되면 뭐라는지 아십니까?
"목사님, 이 돼지가 얼어 죽을테니까 한 두 마리만 안고 자시요" 그럽니다.
돼지를 안고 자면 돼지가 오줌싸고 똥싸고 하지요.
이것 참 기가 막히는거에요.
야, 굶더라도 제대로 된 집을 지어야 되겠다 생각해서..
마침 그 때 영농자금을 융자해 주길래 타다가 집부터 지어버렸어요.
집을 근사하게 지어놨는데 그게 전부 빚덩어리가 된 거라.
축사도 만들고 돼지도 넣고 그랬는데 돼지 파동이 80년 초에 일어나서
완전히 돼지 값이 없어지니까 꼼짝 못하게 된 거에요. 굶게 된 거에요.
그래서 주는대로 먹어야지 하고 있었어요.
그 때 헌금도 한 주일에 5~600원 밖에 안나오니까 전구 깨어지면
그거 하나 사서 갈면은 남는게 없어요.
성미라고 걷어서 가만 보니까 저녁 끼니를 못 먹는 사람이 있어요.
목사가 그것을 알고 나혼자 밥 해 먹을 수 없으니까 도로 갖다 줬습니다.
이거 밥 해 먹으라고.
그 때 제가 깨달았어요.
아! 교회 공동체에서는 제일 가난한 사람은 목사가 되어야 하는구나
두 끼 먹는 사람이 있다면 목사는 한 끼 먹어야 족하고...
한 끼 먹는 사람이 있다면 목사는 굶어 죽어야 되겠다...
내가 굶어 죽으면 하나님께서 배불리 먹여 주시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생활하면서 1 년쯤 지났는데 부활절 날인가...
성미가 많이 걷혔어요. 또, 다들 보니까 끼니는 있어요.
내일은 내가 한 번 세 끼를 해 먹어야 겠다.
딱 한 번만 세 끼 해먹어야 되겠다 생각해서 새벽기도 마치고
쌀을 한 홉씩되고 있는데 갑자기 왠 사람이 찾아왔어요.
문을 여니까 모르는 남자가 서 있습니다.
누구시냐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깐 우리 교회에서 30리 떨어진
다른 면에 사는 교회 목사님이에요. 어떻게 오셨냐 했더니
목사님 제가 미안한 부탁 드리러 왔다 그래요.
무슨 부탁이냐고, 하시라고 그랬더니
"쌀 좀 얻을까 하고 왔습니다" 그래요.
그 때 깨달았어요.
하나님께서 갑자기 웬 쌀을 이렇게 몇 되씩 주나 했더니
이건 날 먹으라는게 아니고 누구 줄 사람있으니까 잠시 맡으라는 거구나
생각해서 이유나 물어보고 뺏겨야 되겠다 싶어 왜 그럽니까? 하고
물었지요.
그분이 애가 셋이에요. 사모님 하고 다섯 식구 사는데 그 마을에서 한 달에
사비를 2만원씩 받기로 하고 왔답니다. 제가 속으로 생각하기를
이야, 그거 많이 받네, 그런데 뭐하러 얻으러 왔나 했더니 하는 말이
이 곳에 온지 1년쯤 되었는데 한 석달째 사비가 교회서 나오지를 못하고
할 수 없이 사모님이 하루에 일당 2,500 원씩 받고 받일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허리를 다쳐서 며칠 일하러 못나가니까 혼자라면 굶겠는데
조그만 애들이 자꾸 배고프다고 그래서 오늘 새벽기도 마치고 기도하면서
무작정 걷다가 제일 먼저 만나는 교회 들어가서 그 교회 목사님 한테
쌀 꾸어 오겠다고 기도하고 왔다는 거에요.
응답 받고 온 사람인데 쌀을 안 줄 수가 없는거지요.
그래서 그 응답 잘 받고 왔수다. 하나님께서 그 응답 주실려고 어제 주일날
쌀을 많이 모아 주신 모양이라 그러면서 당신은 다섯 식구고 나는 혼자니까
당신 거라고 그러면서 쌀을 줬습니다.
가는데 보니까 그 목사님이 다리를 절뚝절뚝 절어요.
다리를 왜 저느냐 했더니, 그 분이 군대 있던 사람인데 지뢰를 밟아서
다리가 잘려서 의족을 했어요.
그 때 마침 어떤 분이 제게 자전거를 하나 보내 왔어요.
새 자전거라 비닐도 아직 안 뜯은건데.
딱 한 번 타보고는 아까워서 천천히 타야되겠다고 놔둔건데.
그 30리씩 절뚝거리면서 걸어갈걸 생각하니까 마음이 안되어서 속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저 분이 자전거 탈줄 안다 그러면 주고 안 그러면 안 주고 그래야 겠다
하고 물어봤더니 탈줄 안다고 그래요.
그럼 뭐 할 수 없다고 가져가라고...
속으로 그랬지요.
다리 절뚝 거리면서 자전거 타는거 보다는 다리 절뚝 거리지 않고
걸어다니는게 더 복이 아니겠는가 하고...
"목사님, 또 필요하면 오십시오. 제가 맡았다가 주겠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몇 달 있다가 두 번 더 왔어요.
그 때마다 묘하게 쌀이 생기고 분식이 생겨서, 그것만 생기면
아! 손님이 오겠구나 하고 기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