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동생 스님
한 번은 웬 스님이 찾아왔어요.
교회 스님이 머리 빡빡 깍고 장삼을 입고 오니까 그 좀 이상해요.
그래서 어떻게 왔냐고 문을 여니까 그 분이 하는 말이
- 여기 스님같은 목사님이 계셔서 찾아왔다 그래요.
- 예? 하고 물었더니
- 스님같은 목사님 계신다는 거에요.
그 말이 좀 고약합디다. 그래도 어떡합니까... 들어오라고.
하는 말이
- 예수와 석가모니는 형제 지간인데 석가가 예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목사님 하고 나 하고 나이 따지지 말고 내가 형님하겠소. 동생하시오.
그럼 그렇게 하자고, 그렇게 하자는데 그럼 뭐라 그럽니까...
그러더니 앉아요. 눈이 부리부리하고 사람이 좀 무습게 생겼어요.
나는 바짝 말라가지고 압도 되었지요.
앉아서 불경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니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요.
그래서 저는 조용히 듣고 있었지요.
교회 와서 이 사람이 설법을 하는 거지요.
한참 얘기를 듣는데 가만 들어보니까 내가 언제 읽었던
고대 인도 경전에 나오는 말을 이 사람이 인용을 하는거 같은데
조금 내용이 다른거 같애요.
그래서 제가
- 형님 하나 질문해도 되겠냐고
- 뭐냐고
- 내가 볼 때는 그 인용하신 부분이 인도 경전에 마지막 부분인데
왜 첫번째 부분으로 인용하시는지 혹시 잘못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갑자기 그 사람 눈이 동그래지며 날 이렇게 보더니
- 아니 목사님도 스님 하셨소?
- 그런게 아니고 좀 읽어봤다고
그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이제 배가 고픈 모양이에요.
아침 8시쯤 온 사람인데 그 때가 오후 3시쯤 되었으니까.. 하는 말이
- 아니 왜 밥 안주냐 그래요 손님 왔는데
- 오늘 혹시 있을지 없을지 몰라도 아마 식사가 되면 4시30분 되면 합니다.
그 때 한번 있는데 그 때까지 형님 계시면 제가 드리고 바쁘시다면
그냥 가셔도 말리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갈줄 알았더니 하는 말이
- 먹고 가야 되겠다는 거에요.
그래서 앉아 있었지요.
그 때 마침 또 손님 오셨다고 그 할머니가 밥을 해서 갖고 왔어요.
조그마한 소반에다가 밥 한 그릇, 김치 하나, 물 한 그릇,
숟갈 하나, 젓가락 하나 이렇게 딱 들어오니까 스님이
- 내 밥 어디있소? 그래요.
그래서 제가 숟갈을 들고는 밥 그릇에다 반을 이렇게 그어 놓고
- 위는 형님 잡숫고 아래는 제가 먹겠소. 그러니까
숟갈로 잡숫겠소, 젓가락으로 잡숫겠소?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 사람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밥상을 옆에 놓고
저 한테 큰 절을 하면서
- 형님! 그런다 말이에요.
아니, 동생이 갑자기 형님 되는 법이 어디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분이 하는 말이
- 아, 제가 형님으로 모시겠다고
그래서 스님 동생이 갑자기 생겨버렸어요.
나는 또 밥상 보고 은혜 받는 사람 처음 봤습니다.
그 다음에는 자기 얘기 안하는 거에요.
형님 얘기 해주시오. 그래서
그 양반 하고 단 둘이 성경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참 기가막힌 일이 생겼지요. 나는 좀 불편스럽지요.
이 친구 있으니까 밥을 반 그릇 뺏기니까 밥 먹을 때는 갔으면
좋겠는데 기어이 있는 거에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 형님! 왜 이렇게 사십니까? 그래요
- 뭐가? 그러니까
자기는 중이래도 고기도 먹고,갈비도 먹고 다 먹는데
왜, 이렇게 먹느냐 말이지요. 거꾸로 된거 같단 말이지요.
- 자네 어떻게 불자가 살생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가?
물었더니 하는 말이
- 나는 해탈을 했기 때문에.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 참 해탈도 괜찮은 해탈이다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한 6개월을 들락날락 했어요.ㅤ
어떤 때는 일주일에 매일 오기도 하고 두세 번 오기도 하더니
한번은, 여기 가난한 집에 와서 없는거 자꾸 얻어 먹는게 미안하니까
- 제가 한턱 내겠소.
그러면서 자기 절로 오라고 그래요.
한 30리 떨어졌는데 거기 갈려면 허기가 져서 난 못가겠어요.
그래서 못가겠다고 그랬지요.
그랬더니 자동차를 보내 드릴께 오시라고 그래요.
- 중이 무슨 차가 있냐고?
- 중은 있을건 다 있다고 그래요.
그 다음날 차를 보내와서 타고 갔더니
법당에 200여명 사람들이 꽉 모여 있어요. 꽤 큰 절인데.
그 사람이 가운데 마이크를 잡고 좌정하고 턱 앉았어요.
저 친구가 무슨 말 하려나 하고 뒤에 앉아서 들었더니
뭐라고 하는지 압니까?
딱 첫 서두가 이렇게 나옵니다.
-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극락이 저희 것임이요.
그 주어가 하나 바꼈어요.
그렇지만 극락이나 천국이나 파라다이스는 같거든.
그 다음이 문제요.
- 마음이 깨끗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부처님을 볼 것임이라.
어두가 바껴진거에요. 그것만 바뀌고는 한 시간 내내 강의한게
나하고 성경공부 했던 8복음 얘기를 한 거에요.
그 친구 그랬어요. 8복음 보더니
- 이거 이거 부처님 교훈이라는 거에요.
그러더니 그렇게 써 먹습디다.